어제 마트 마감 세일 갔다가 렌틸콩이 저렴하게 나왔길래 한 봉지 집어왔거든요. 요즘 식비 가계부 쓰면서 냉파용 재료들 위주로 식단 짜고 있는데, 마침 집에 유통기한 임당인 치즈랑 계란도 있길래 구이 분류에 있는 렌틸콩 크레이프라는 걸 드디어 시도해봤습니다.
근데 이거 난이도 보통이라고 적혀있던데 제 기준에는 은근히 불 조절이 까다롭더라구요. 주재료는 아주 심플하게 계란, 설탕, 버터, 치즈 이렇게 들어가는데요. 혹시 집에 알러지 있으신 분들은 달걀이랑 우유 성분 들어가니까 꼭 조심하셔야 할 것 같아요.
우선 렌틸콩 삶아서 갈아둔 반죽에 계란이랑 설탕 넣고 섞은 다음에, 달군 팬에 버터 올리고 얇게 부쳐내야 하거든요. 제가 계량 성애자라 저울로 딱딱 맞춰서 정량으로 계량해서 올렸는데도, 크레이프 특유의 얇은 두께를 살리면서 찢어지지 않게 뒤집는 게 생각보다 꽤 어려웠습니다. 첫 장은 불 조절 실패해서 살짝 타버리는 바람에 그냥 제 입으로 대충 구겨 넣었네요ㅋㅋ
어찌어찌 성공한 두 번째 장부터는 부쳐내자마자 뜨거울 때 치즈를 올려서 잔열로 녹여줬어요. 버터 향에 치즈까지 올라가니까 고소한 냄새는 진짜 집안 가득 퍼지더라구요.
맛은 음... 솔직히 말씀드리면 맛이 없진 않은데, 들어간 정성에 비하면 살짝 애매한 느낌? 렌틸콩 특유의 텁텁한 맛을 설탕이랑 치즈가 잡아주긴 하는데, 자취생이 한 끼 뚝딱 해결하기에는 굽는 시간도 꽤 걸리고 설거지거리도 은근히 많이 나와서 가성비가 아주 좋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에어프라이어 쓰기도 애매한 요리라 팬 앞에서 계속 불 조절하느라 서 있었더니 퇴근하고 나서 좀 지치더라구요ㅋㅋ
그래도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계란이랑 치즈 털어내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혹시 집에 남는 렌틸콩 처치 곤란이신 분들은 한 번쯤 도전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 뒤집을 때 뒤집개 얇은 거 쓰시는 걸 추천드려요. 안 그러면 처참하게 찢어진 렌틸콩 부침개를 드시게 될 수도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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