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퇴근하고 돌아온 '기본충실'입니다. 오늘 병원 급식 파트는 유독 정신이 없었네요. 환자분들 치료식 단백질과 미량 영양소 비율 맞추느라 온종일 모니터와 씨름했더니 온몸이 무겁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저녁 한 끼를 허투루 때우면 다음 날 바로 피로가 찾아오기 때문에, 귀찮더라도 주방에 서서 냄비를 잡게 됩니다.
오늘 냉장고를 보니 마땅한 채소 반찬거리가 떨어졌더군요. 혼자 살다 보면 채소를 늘 구비해 두는 것이 일인데, 이럴 때는 건조 보관이 가능한 약재나 말린 체소류가 유용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따뜻하게 속을 채울 수 있는 대추죽을 끓였습니다.
분류상으로는 한식 중에서 국이나 탕 카테고리에 가깝게 묽기를 잡아 가볍게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조리 난이도는 보통 수준으로, 불 조절을 하며 쌀 알갱이가 퍼질 때까지 눋지 않게 저어주는 정성이 조금 필요합니다. 에어프라이어 같은 기기는 이럴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요. 역시 조리법의 근거를 따져보면, 전분 입자가 충분히 호화될 때까지 약불에서 은근하게 열을 전달하는 냄비 조리가 정석입니다.
대추죽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주재료는 의외로 소금입니다. 대추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단맛이 있기 때문에 설탕을 더 넣기보다는, 소금을 아주 미량만 사용하여 대비 효과를 노리는 편이 훨씬 현명합니다. 소금이 대추의 향과 단맛을 한층 깔끔하게 끌어올려 주거든요. 매번 말씀드리지만 계량은 영양 계산의 기본이자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좋은 습관입니다. 저도 소금 1.5 g을 정확히 계량해서 조리 마지막 단계에 넣었습니다.
간혹 이런 죽 종류를 드실 때 탄수화물 위주라 영양 균형이 걱정되실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완화하고 식이섬유를 보충하기 위해, 시금치나 데친 브로콜리 같은 초록색 채소 한 접시를 꼭 곁들여 먹는 것을 권합니다. 자취생이라도 식탁 위에 초록빛 채소가 하나쯤은 올라와야 1인 가구의 영양 균형이 비로소 완성된다고 봅니다.
비록 화려한 요리는 아니지만 내 몸을 위해 정성을 들이는 시간 자체가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다들 늦은 밤 편안하게 보내시고, 내일 아침도 꼭 영양 챙겨서 식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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