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부터 비가 엄청 쏟아지더라구요. 날도 으스스하고 따뜻한 국물이 당겨서 냉장고 털어서 나베야키우동을 해먹었습니다. 나베야키우동이 거창해 보여도 결국 뚝배기에 끓여 먹는 일본식 우동인데 마침 예전에 사둔 가쓰오부시가 싱크대 구석에 잠자고 있길래 드디어 털었어요.
식비 가계부 앱 보니까 지난주에 동네 마트에서 대파 한 단에 1,980원, 느타리버섯 한 팩에 990원 주고 산 게 아직 꽤 남았더라구요. 냉동실에 찌개용으로 얼려둔 칵테일 새우 조금이랑 계란 알 단위로 계산해 보니까 대충 한 그릇에 재료비 2,500원 안팎으로 들어간 것 같아요. 밖에서 사 먹으면 아무리 싸도 만 원은 주는데 역시 집밥이 가성비는 최고네요.
우선 다시마 한 조각 넣고 물 끓이다가 불 끄고 가쓰오부시 넣어서 육수부터 우려냈습니다. 계량컵으로 딱 400ml 맞춰서 물 잡았더니 간 맞추기가 편하더라구요. 역시 계량을 정확히 해야 실패가 없고 육수나 소스 낭비가 안 되요.
여기에 간장, 미림으로 대충 간을 맞추는데 생각보다 국물이 짜게 조리될 뻔했습니다.. 대파랑 버섯에서 단맛이 우러나올 줄 알고 간장을 2큰술 넣었더니 제 입에는 좀 짜더라구요. 급하게 물 50ml 더 붓고 끓였습니다.
근데 저의 완벽한 실패 포인트는 뚝배기였어요 ㅋㅋ 일식 분위기 낸다고 다이소에서 산 미니 뚝배기에 재료 예쁘게 담고 끓였는데, 우동면 넣고 계란 깨 넣으니까 국물이 미친 듯이 넘치더라구요. 가스레인지 주변 다 한강 되고.. 뚝배기 탄 자국 지우느라 밥 먹고 설거지할 때 고생 꽤나 했습니다. 그냥 넓은 냄비에 끓여서 대접에 옮겨 담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아요.
참, 이 요리는 밀, 생선(가쓰오부시), 대두(간장), 달걀, 새우가 다 들어가서 알러지 있는 분들은 조심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새우랑 계란 노른자 익히실 때 안전 조리온도 63℃ 이상으로 충분히 끓여 드셔야 탈이 없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엔 식중독균 조심해야 하니까 애매하게 덜 익히지 말고 푹 끓여서 드세요.
비 오고 쌀쌀한 날에 혼밥으로 해장 겸 먹기에는 아주 딱이더라구요. 비록 가스레인지 청소라는 대참사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맛은 파는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들 냉장고에 남는 버섯이랑 대파 있으면 우동면 한 봉지 사다가 해 드셔보세요. 다음에는 욕심 안 부리고 안전하게 냄비에 끓이려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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