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채원맘이에요.
오늘 마침 제가 주 3일 재택근무하는 날인데, 오전부터 밖에서 비가 보슬보슬 내리더라고요. 이런 날은 괜히 기름 냄새 솔솔 맡으면서 전 구워 먹고 싶고 그렇잖아요.
냉장고 열어보니까 지난번에 대파 한 단 동네 마트에서 2500 원 주고 사다 놓은 게 꽤 남았길래, 혼자 점심 해결할 겸 후다닥 대파전을 구워봤어요.
재료는 진짜 심플하게 준비했어요.
- 주재료: 대파, 밀가루, 계란, 소금, 올리브오일
혹시 저처럼 시판 부침가루나 부침용 믹스는 봉지 뒷면에 첨가물(MSG) 너무 많아서 찝찝해하시는 분 계실까요? 저는 어른 밥상에서도 조미료는 최대한 배제하고 싶어서, 전 부칠 때 그냥 일반 밀가루에 달걀 하나 톡 까서 반죽하거든요. 염분 조절도 식구 건강 생각하면 제가 직접 소금 쳐서 맞추는 게 속 편하고요.
그런데 오늘도 역시나 저염 강박이 문제였나 봐요. ㅎㅎ 소금을 진짜 손톱만큼만 아주 쥐꼬리만큼 넣었더니 반죽이 너무 싱겁고 맹맹하더라고요. 게다가 시판 부침가루처럼 쫀쫀하게 잡아주는 전분 같은 조미 성분이 없다 보니까 반죽에 끈기가 없어서 뒤집을 때 다 찢어지고 아주 난리가 났었네요.
여기에 불 조절까지 실패했어요. 아기 밥해줄 때 쓰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이 눈에 보여서 그걸 둘러 구웠더니, 발연점이 낮아서 그런가 대파 끝부분이 금방 까맣게 타버렸더라고요. 겉은 좀 타고 속은 끈기가 없어서 흐물흐물하고... 구웠다기보다는 거의 대파 계란 범벅처럼 비주얼이 참사 수준이 되었지만 그래도 대파 단맛이랑 달걀 고소한 맛으로 혼자 대충 먹었답니다. 혼밥이니까 망해도 눈치 볼 사람 없어서 다행이죠 뭐.
참, 혹시 돌 전후 아기 키우시면서 같이 먹여볼까 하시는 맘님들 계시면, 이거 밀가루랑 달걀 알러지 두 가지 다 체크 확실히 끝내고 주셔야 하는 거 아시죠? 저희 채원이는 예전에 달걀 테스트할 때 입 주변이 아주 살짝 붉어졌던 적이 있어서, 저는 지금도 식재료 새로 도입할 때 스프레드시트에 날짜랑 반응을 꼼꼼하게 기록해두고 조심조심 먹이고 있거든요. 한 번에 여러 재료 섞인 전을 덥석 줬다가 반응 오면 원인 찾기 힘들어지니까요. 대파전은 확실히 밀, 달걀 알러지 없는 거 확인된 아기들만 줘야 해요. 맞죠?
비록 부침개 모양은 다 찢어지고 망했지만, 비 오는 날 혼자 기분 내기에는 참 좋았네요. 다음엔 올리브오일 말고 일반 유로 쓰고 불 조절도 신경 써서 조금 더 바삭하게 해봐야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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