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회원 여러분.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자취 7년 차인 '원칙주의밥상'입니다.
오늘 점심에는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을 정리할 겸 '참치 두부 함박스테이크'를 구워 먹었습니다. 고기 대신 참치캔과 두부를 주재료로 삼아 만드는 양식 구이 요리인데, 자취방에서도 비교적 간단하게 기분을 내기 좋습니다.
다만 이 요리는 난이도가 '보통' 정도로 분류되는 만큼, 고기 함박스테이크에 비해 반죽의 결착력이 약해서 팬 위에서 뒤집다가 모양이 쉽게 부서지곤 합니다. 제가 몇 번의 실패 끝에 정립한 기본적인 조리 원칙 몇 가지를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준비할 주재료는 두부, 양파, 토마토, 당근, 밀가루, 버섯입니다. 참치캔의 참치도 함께 준비합니다. 참고로 이 요리는 '밀', '대두', '토마토'가 들어가므로 관련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들은 섭취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두부의 '수분 제거'입니다. 두부에 수분이 많으면 반죽이 질어져서 뭉쳐지지 않습니다. 저는 두부를 칼등으로 으깬 뒤, 면포에 싸서 무거운 냄비를 올려두고 최소 20분 이상 물기를 철저하게 뺍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밀가루를 아무리 많이 넣어도 반죽이 수분을 머금어 질척해집니다.
두 번째는 부재료의 '크기와 수분 조절'입니다. 양파, 당근, 버섯은 아주 곱게 다져야 합니다. 자취 초년생 시절에는 칼질이 서툴러서 대충 굵게 썰어 넣었다가 반죽 사이사이에 균열이 생겨 구울 때 다 깨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진 채소들은 마른 팬에 먼저 중불로 볶아서 수분을 날려준 뒤, 완전히 식혀서 반죽에 섞어야 합니다. 뜨거운 상태로 넣으면 두부 단백질과 밀가루 끈기에 영향을 주어 반죽이 헐거워집니다.
세 번째는 '밀가루의 계량과 치대기' 과정입니다. 물기를 뺀 두부, 기름기를 꽉 짠 참치, 볶아서 식힌 채소들을 한데 모으고 결착력을 높여줄 밀가루를 넣습니다. 이때 밀가루는 처음부터 많이 넣지 마시고, 레시피에 적힌 정확한 분량(보통 두부 한 모 기준 2 큰술에서 3 큰술 정도)을 정확히 계량해서 넣는 것을 권합니다. 손대중으로 대충 넣다 보면 퍽퍽해지거나 반대로 너무 묽어집니다. 반죽은 볼 벽에 대고 여러 번 강하게 치대어 찰기가 생기도록 만듭니다. 이 과정을 충분히 해야 구울 때 갈라지지 않습니다.
네 번째는 '구울 때의 불 조절'입니다. 팬에 기름을 적당히 두르고 약불과 중불 사이에서 은근하게 구워야 합니다. 속까지 따뜻하게 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쪽 면이 완전히 단단하게 익어서 노릇한 색이 올라올 때까지는 절대 만지지 않는 것이 팁입니다. 성급하게 뒤집으려 하면 백퍼센트 부서집니다.
다 구워진 함박스테이크는 접시에 담고, 토마토와 버섯을 졸여서 만든 소스를 얹어냅니다.
에어프라이어는 겉만 마르고 속의 수분을 잡아주지 못해 이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번거롭더라도 프라이팬에 직접 기름을 두르고 정성껏 굽는 편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살리기에 가장 좋습니다.
정확한 계량과 수분 제거라는 기본 원칙만 지키면 자취방에서도 꽤 근사한 한 그릇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메뉴로 한 번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회원 여러분 모두 안전하고 맛있는 식사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레시피